2017exhibit

17.06.07~17.06.30/이세일/목수의 생각하는 손

이세일 포스터

 

  • 전시 제목 : 이세일의 ‘목수의 생각하는 손’
  • 전시 일정 : 2017년 6월 7일 ~ 6월 30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작은 입에 쏙 들어갈 수 있는 숟가락
한 겨울 이불 덮고 둘러앉아 귤을 담아 까먹을 수 있는 둥근 쟁반
원두를 덜어내는 국자 모양의 수저와
사그락 사그락 커피를 갈아내는 그라인더
커피 한 잔 홀짝일 때 가볍게 앉을 수 있는 둥근 의자

그가 만든 것들은 눈으로만 보기엔 미안하다.
대패로 다듬어 나무의 속살이 드러난 것들은
갓난아이 엉덩이처럼 곱고 부드러우며,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칼로 새겨진 것들은
부엌 한쪽에 세워진 낡은 도마의 칼자국처럼 아릿하고
장마철 처마 밑 웅덩이에 퍼지는 물결처럼 남실거리며
초겨울 수북하게 쌓인 낙엽처럼 바스락거린다.
그래서 그가 만든 것들은 손으로 보고 몸으로 봐야 한다.

그는 부모님이 가꾸신 집 뒤켠의 나지막한 동산에서
덤불을 뒤집어 쓴 잡목을 정리하고
찬바람이 불면 아궁이에 넣을 나뭇가지를 주으며
그 중 몇 놈을 추린다.
추려낸 나무에서
저마다 풍기는 쌉사름하고 비릿한 향과
거칠고 투박한 껍질 속 살과
그 안에 감추어둔 무늬와 결에 따라
이야기와 염원을 담고 쓸모 있는 것으로 만들어간다.
살면서 필요한 것들을 그렇게 하나씩 만들어간다.

나무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두 손으로 만든다는 것
쓸 사람을 생각하면서 만들고
곁에 두고 같이 묵어가는 것
그런 물건들을 하나씩 공간에 채우는 것.

그렇게 할 수 있는 그가 부럽다.
그렇게 살 수 있는 그가 부럽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이의영(해남고등학교 지구과학교사, 이목수의 지인)

이세일 목수
이세일 목수는 유년시절 나무위에 나뭇가지로 집을 짓거나 집에 있는 시계며, 라디오며 고가의 집안물건들을 부수고 조립하길 반복하며 성장했다.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조각하는 모습에 반해 그 길로 불교조각 스승님들께 나무 조각을 배웠고 이 삼십 대를 불교조각에 매진하였다. 이후 어릴 때 잠깐의 기억이 남아있던 고향으로 귀향하여 개인공방을 열고 나무에 관한 대목, 소목일과 더불어 난로를 만들거나 나무작업에 사용되는 모든 도구를 만드는 대장간일등 두루 두루 몸으로 부딪히며 손의 능력을 확장해갔다.
사십이 되어 집을 짓고 있던 여자와 결혼해 나무가 많은 목신마을에 정착을 하게 되었고
천여그루가 넘는 은행나무숲과도 인연이 되었다. 해체한 폐교 자재들을 옮겨와 홀로 자신의 공방을 짓고, 나무를 깎아 가구며 물건들을 만들 수 있는 목신말(shavinghorse)을 우리방식으로 고안하여 만들고 사용하고 있다. 마을주변 숲을 간벌하고 가지치기를 하면서 버려진 나무들을 이용해 숟가락, 접시, 의자와 같은 생활물건들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직접 물건들을 만들어 쓸 수 있도록 워크샵을 하고 있다. 매년 버려진 금속 통으로 난로를 만들어 사용하고 베틀과 물레를 만들어 천을 짜고 아이들에게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왔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몇 년간 워크숍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보기도 하고 지역 프리마켓인 모실장과 마실장에 내놓던 소박하고 따뜻한 생활물건들과 요즘의 작업들을 모아 구성하였다. 목수가 사는 목신마을주변에서 자란 버려진 나무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이 되고 사람들의 손길이 닿을수록 사람들의 이야기와 정감이 더해지는 따뜻한 나무를 만들고 싶은 이목수의 손의 생각이자 사는 이야기이다.
평소 커피를 좋아해 커피그라인더를 이목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커피그라인더 100개를 만들고 전시할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몇 개를 선보이게 되었다.

 

모든 도구들은 만들어 쓴다-나무 깎기 비전력 도구들 등받이가 있는 긴벤치 소나무 사스레피 1100×430 2017(1)

돌집 마당에 놓인 의자들

돌집 마당에 놓인 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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