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exhibit

2018. 11. 22-12. 5/ 이동원 Lee Dong-won/ 탐매 探梅 Searching for plum blossoms

 

전시제목: 탐매探梅Searching for plum blossoms
전시작가: 이동원lee dong-won 李東遠시각/평면/한국화
전시기간:  2018. 11. 22-12. 5

청매1, 한지에 수묵담채, 200 × 350㎝, 2018

붓을 들면 시간은 멈추고
기억 저 깊은 곳
가라앉은 순간들이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색을 띈 기포가 되어 하나 둘씩 떠오른다.
나의 생각은 호흡과 하나가 되고 붓 끝으로 표출되는데,
어느 순간 의식의 주도권은 소멸되어 고요함 속 그림과 내가 하나가 된다.
매화는 나의‘문득’의 경지,
가슴과 생각의 언저리에 오랫동안 맴돌며 쌓여 있던 것들이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 솟아나는 찰나의 순간을 넓은 도량으로 담아주며
이제 이물비덕(以物比德)으로서의 매화를 넘어 내 이야기의 언어가 되었다.      – 작가 노트

Time ceases to flow as I pick up the brush
From the pit of my memory
Moments once sunken bubble up to the surface with the colours of joy, anger, sorrow and happiness
Thoughts become one with each breath and are expressed through the tip of my brush
At a point, my consciousness escapes my control and the silence embraces the painting and I into one
Plum blossom is a state of my sudden enlightenment
With unstinting magnanimity, it captures the unwitting outpour of thoughts that had once lingered on the edge of my chest and mind
More than an expression of ideals, the plum blossom is now a language of my narrative
-Artist Statement

청매2, 한지에 수묵담채, 각 105 × 30㎝, 2018

혹한이 지난 겨울의 끝자락,
잔뜩 움츠린 몸과 마음으로 추위가 서둘러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랄 즈음,
죽은 듯 마르고 황량한 가지 끝에
새하얀 꽃봉오리 하나 수줍게 앉아 봄이 옴을 속삭인다.
손톱보다도 작은 구슬,그 영롱한 꽃망울은
빛이 되어 내 마음을 기쁨과 희망으로 물들이며
시련을 이겨낸 숭고함과 희망의 표상으로 다가온다              – 작가 노트

At the verge of winter where the bitter cold has swept by,
As their bodies and hearts shrink away, ardently hoping that the cold will pass soon,
Upon the tip of a lifelessly dry and dreary branch,
A pure white flower bud, sits shyly and whispers the coming of spring.
A marble smaller than a fingernail, a bright gem of a flower bud
Becomes a light that colours my heart with joy and hope
And it surfaces as a symbol of noble conquest and hope.
Smaller than a fingernail; brighter than a marble bead;
A beacon of light that colours my heart with joy and hope
It surfaces as a symbol of noble conquest and hope.
– Artist Statement

청매3, 한지에 수묵담채, 각 49 × 24㎝, 2018

청매4, 한지에 수묵담채, 23.5 × 70㎝, 2018

매화희신보, 한지에 수묵담채, 각 17.5 × 11.5㎝, 2018

같고도 다르게 -이동원의 『梅花喜神譜』에 부쳐

정민(한양대 국문과 교수)

화가 이동원이 『매화희신보』를 펴냈다. 『매화희신보』는 송나라 때 송백인(宋伯仁)이 매화 그리는 법을 판화로 제작해 간행한 가장 이른 시기 화보의 이름이다. 원래 책은 모두100폭의 그림에 제목을 달고, 그에 맞는 오언절구 한 수 씩을 얹었다. 매화의 한 살이로 꾸며, 처음 꽃망울이 부프는 단계에서 꽃술이 큰 꽃과 작은 꽃으로 갈라, 여기에 막 피려 하는 것과 활짝 핀 것, 흐드러지게 핀 것, 지려 할 때와 열매를 맺는 단계 등으로 갈라서 그렸다. 이것을 이동원이 오늘에 맞게 재해석해서 전혀 새롭고도 예스런 매화보로 엮어냈다.

송백인의 『매화희신보』는 19세기 초 청대 문인들에 의해 다시 주목되어 큰 상찬(賞讚)을 받았다. 2008년 중국 北京圖書館出版社에서 간행한 영인본에는 청대 유명 문인들의 제발이 앞뒤로 빼곡하다. 황비열(黃丕㤠)과 전대흔(錢大昕), 오양지(吳讓之), 손성연(孫星衍), 오매(吳梅)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문인학자들이 이 책에 바친 헌사가 이 책의 가치를 한층 빛나게 해준다.

여러 해 전 어느 전시에서 황비열 손성연 등과 생전에 교류가 있었던 추사 김정희의 글씨 중에‘매화희신(梅花喜神)’이란 것을 보았다. 당시에는 그저 매화를 좋아한다는 뜻인가 보다 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추사 또한 이 책을 보고 나서 이 글씨를 쓴 것임을 처음 알았다.

‘희신(喜神)’이란 글자대로 풀이하면 정신을 기쁘게 해준다는 뜻이 되겠지만, 전대흔은“매화보를 그리고서 표제에 희신이란 글자를 연결한 것은 송나라 때 속어로 형상을 묘사하는 것을 일러 희신이라 한 까닭에서다.(譜梅花而標題繫以喜神者, 宋時俗語, 謂寫像爲喜神也.)”라고 풀이했다. 희신이 송나라 때 속어로 사생(寫生)의 의미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매화희신보』란 매화사생첩이란 뜻이다.

일찍이 석사논문 작성 당시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화가가900년만에 이 화첩을 새롭게 해석해 이번에 『매화희신보』을 펴냈다. 작품 하나하나가 옛 법에 뿌리를 두었으되 자기만의 시선을 담아, 법고창신(法古創新), 지변능전(知變能典)의 헌사가 아깝지 않다.사실 판화로 새긴 것이라 원화에서는 생동감을 찾기 힘든데. 그녀가 재해석한 매화희신 연작들은 같고도 다른 상동구이(尙同求異)의 저력이 느껴진다.이제 송백인의 체재에 따라 새 연작110폭을 배열하고, 추사의 글씨와 원본의 편영(片影)을 함께 얹어 세상에 선보인다.

세상은 손쉽고 눈에 예쁜 것만을 따르므로, 아무도 옛길을 따라 옛 법을 찾지 않는다. 옛길은 도처에 가시덤불이 가로 막아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다.긴 시간 말없이 붓과 종이로 나눈 대화의 시간이 작품 하나하나에 담겨있다. 그 오랜 반복과 온축의 시간을 건너와, 900년 만에 옛 길이 새 길과 만나 난만한 매화동산을 환히 밝혔다.우리 화단에 그녀가 있어, 옛것에서 빌려와 지금을 말하는 차고술금(借古述今)의 전언을 건네는 것을 우리는 실로 자랑으로 안다.

탐매, 모시에 수묵담채, 가변설치, 각 270 × 30㎝, 2018

홍매1, 한지에 수묵담채, 27 × 75㎝, 2018

홍매2, 한지에 수묵담채, 27 × 75㎝, 2018

묵매1, 한지에 수묵, 73.5 × 17.5㎝, 2018

묵매2, 한지에 수묵, 73.5 × 17.5㎝, 2018

작가정보: 이동원  www.leedongwon.kr / dongwon12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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