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exhibit

09.26-10.29 / 정광화 / 미세한 진동 Subtle Vibration /

  • 전시제목 : 미세한 진동 Subtle Vibration  
  • 작 가 명 :  정광화 CHUNG, Kwang Hwa
  • 전시기간 :  2013. 09. 26. ~ 10. 29. 
  • 전시장소종로구 소격동 128-3 트렁크갤러리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미세한 진동”

류동현 미술비평

 흡사 핵전쟁 이후 도시에 떨어진 방사능 낙진으로 덮인 거리 풍경인 듯싶다. 아니면 얼마 전 보았던 어느 영화처럼 빙하기로 인해 눈으로 덮인 도시의 풍경처럼 보이기도 하다. 세계의 멸망으로 인해 사라진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는 풍경인지도 모르겠다. 칠흑같이 어두움 밤을 배경으로 자욱한 안개 속 하얀 바닥에 처박혀 있는 하얀 자동차가 화면 속에 고요히 머물러 있다. 기괴하고 기묘하며 아련하다. 정광화의 사진 작품을 보았을 때 느꼈던 첫인상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광화의 국내 첫 개인전 <미세한 진동>에는 이렇듯 ‘세기말적 풍경’의 사진과 영상작업이 선보인다. 1차적인 설치작업<라 팔레트(La Palette)>는 석고가루로 만든 풍경 위에 석고로 캐스팅한 자동차 장난감이 배치되고 작품 사이사이에 연결된 가습기를 통해 습기를 뿜어낸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풍경 속 석고가루는 서서히 굳어지고 석고로 된 자동차는 부스러지면서 형체를 잃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습기는 고여 안개가 되고 작품 위를 덮어씌운다. 사진작업은 2차 결과물로 이러한 과정의 한 장면을,영상작업은 그 변화의 디테일을 담고있다. 독특한 점은 편집된 영상 외에 전시장이 아닌 다른 공간에 제작된 설치작품의 변화를 실시간 영상으로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직접 설치작품을 볼 수는 없다).

흥미롭게도 그가 이러한 감성적 세기말 풍경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이성적인 ‘기억체계’다.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기억이라는 요소는 하나의 사실이라도 사람마다 윤색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왜곡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1950년에 만든 영화 <라쇼몽>처럼, 작가는 인간에 따라 기억과 그 진술이 얼마나 다른가를 흥미롭게 관찰해왔다. 그렇다면 왜 작가는 인간의 기억, 기억의 체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작가는 2000년대 초반 시작된 프랑스 유학생활에서 대부분이 겪게 되는 소통의 문제들로 인해 이전부터 작업에서 다뤄오던 정신작용에 대한 의문을 기억의 방식, 특징을 드러내어 풀어가게된다. 서로 다른 배경문화의 지배적인 영향으로 인해 언어적 소통 뿐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게 됨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차이와 더불어 반복적인 상기(想起) 작용으로 서로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는 무의식의 정신작용에 대한 메타포로서 작가는 자연스레 석고의 연약함과 습기에 의한 굳어짐과 부서짐의 특성을 사용한다.

“어떤 팩트를 언제 무엇 때문에 기억해 내느냐에 따라 같은 물체나 사건이더라도 서로 다른 부분을 기억해내게 되는 기억의 특성 때문에 ‘반복’이라는 방식을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작가가 이야기하듯이, 미니카를 석고로 반복적으로 캐스팅하지만, 그 석고자동차는 모두 똑같지 않다. 약간의 흠집과 기포 자국 등 다른 부분이 나오게 마련이다. 기억이 엉켜있고 묻혀있듯이, 미니카는 석고 가루 풍경 속에 파묻혀있다. 서로 미묘하게 차이나는 기억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작가는 이렇게 직관적으로 시각화하고 물질화한다. 전시제목인 ‘미세한 진동’은 앙리 베르그송이 쓴 《물질과 기억》에서 ‘뇌 속의 뇌파’를 가리킨 것으로 뇌파에 의한 정신 작용과 ‘진동판이 사용되는 가습기’, 변형되는 석고의 물질성까지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

설치작업<라 빨래트>가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억의 제현상을 물성을 통해 묵직하게 드러내려고 했다면, 그 사이사이를 기록한 사진 작업은 이른바 기억 체계 속 한 과정의 ‘영원한 순간’을 포착해낸 것이다. 자신의 기억이 변형되는 현상을 한 순간의 시각적 매개체로 잡아냄으로써 자신의 기억을 다시 돼새김질하고 환기하는 역할을 의도한다. 이렇게 그의 작업은 기억 체계를 물질로 표현하고, 이를 촬영해 비물질의 데이터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순환 반복하여 그 차이까지 살펴본다.

결국 작가는 기억의 문제를 건드리지만, 이는 상위개념인 인간의 정신작용, 배경과 환경이 다른 개인의 사고체계를 이야기하는 것임에 다름 아니다. 어찌 보면 인류학에서 이야기하는 민족적 특수성일 수도, 개인의 독특한 정체성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의 작업은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가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에서 이야기했던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들이 특정한 역사와 문화에 의해 형성될 뿐만 아니라 재현하는 것과 소통하는 방식조차 특정한 목소리에 묶여있는 것이다. 그 목소리는 성과 인종, 국적, 성 정체성, 매우 개인적인 기억, 집단적인 기억, 그리고 역사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라는 기본적인 컨템포러리 아트의 ‘레테르’까지도 상기시킨다. 더불어 정광화는 이 작품을 통해 배경문화의 차이로 인한 개인의 정신작용, 기억체계에 대한 다양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장을 관객에게 제시하여 작품을 보고 자유롭게 다양한 해석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감성적인 물질성을 통해 이성적인 비물질성을 추구함으로써, 특수한 감성 속에서 더욱 다양한 개개인의 소통을 유도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What do I remember
“Subtle Vibration” (des Ébranlements moléculaires)

Yu Tong-Hyun

It seems like a street scene covered with the lethal ash. Otherwise it looks like a city landscape blanketed with snow due to glacial epoch from a movie which I saw the other day. Or It might be a scenery with the trace of vestiges of a ruined civilization from a world end. A white car which was buried at the white bottom with the heavy fog in the darkness of the night remains still in the scene. It is strange, odd, vague. These are my first impressions of the photos by Chung Kwang Hwa.

The first solo exhibition in Korea of Chung Kwang Hwa who works in Paris, will present photos and videos on the ‘fin de siecle landscape.’ In, a primary installation, Chung displayed a car cast in plaster over a landscape made with plaster powder and he turned on the humidifiers to emit moisture in the middle of the work. As time goes by, the plaster powder in the installation hardened slowly and the plaster car breaks and lost its shape. Over times the humidity becomes fog and covers the installation. The photos, the secondary result, take scenes from the process, while the video takes the detail of change. The unique point is that we can only see the change of installation in real time video, which is manufactured in other site (we cannot see the installation face to face).

Interestingly, what Chung intends to reveal through the fin de siecle landscape is the rational ‘memory system’ which is unseen. It is likely that memories get fancified or distorted with times however memories are about a fact. He observed how everybody has different memories and statements on the same thing, just as in the movie by Kurosawa Akira in 1950. Then, why did he become interested in the human memory, memory system? Early in 2000 he began to study in France and the communication problems brought him to resolve the question of mental operation through the method and nature of memory, which was dealt in his previous works. This enables him to recognized that the different background culture makes different language communication and way of thinking. As a metaphor for mental operation of unconsciousness that makes different memories, he takes fragility of plaster and its feature which is easy to harden and break by humidity.

“Depending on what and when you remember, you remember different parts of the same object or event. Because of such nature of memory, I came to think of the way of ‘repetition’’. As Chung commented, a minicar is cast in plaster but the plaster cars are not the same. The surfaces might crack and bubble. As memories mingle, the minicar is buried under the landscape of plaster powder. This is the way he visualize and materialize the memory-making system, which makes slightly different memories. The exhibition title ‘Subtle Vibration’ refers ‘brainwaves in the brain’ in a book <> written by Henri Bergson and the title implies mental operation by brainwaves and ‘humidifier using diaphragm’ as well as the materiality of plaster which transforms itself.

If the installation work intends to reveal the phenomena of memories with times through materiality, the photos which recorded the intervals capture the ‘perpetual moment‘ of a process in so-called memory system. By capturing a phenomenon of memory transformation by a visual medium in one moment, the photos take a role of reminding own’s memories. In this way, his work not only seek to express the memory system with material but also to examine the differences by taking photos and repeating the process.

In the end, although Chung deals with the question of memory, it is about a personal thinking system in different human mental operations, backgrounds and environments, which is superordinate idea to memory. It could be a question of ethnic particularity or personally unique identity. His works remind some points in a book titled by Mary Anne Staniszewski. She comments:

Not only what we think, say, do or know shaped by a particular historical moment and culture, but our representations, the way we communicate, are bound to a particular voice-which has a gender, a race, a nationality, a sexual identity, a very personal memory, a collective memory, and a history as well. 1

Furthermore, Chung provide a platform where we can see personal mental operation from different backgrounds and the diversity of memory system, so that we can have various interpretations from his works. Paradoxically, seeking rational immateriality through sensitive materiality, shows artist’s will to induce more diverse individual communications in a special sensibility.

1. Believing is Seeing: Creating the Culture of Art, Mary Anne Staniszewski, Penguin Books, 1995.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 60x9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 60x9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2, c-print  100x15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2, c-print 100x15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2, c-print, 60x6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2, c-print, 60x6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2, c-print,  120x18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2, c-print, 120x18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100x15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100x15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 60x90 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 60×90 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 60x90cm

무제 (La Palette 사진), 2013, c-print, 60x90cm

 

Stand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