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exhibit

10.03-10.28 / 김상돈 Sangdon kim/ 모뉴먼트 제로 Monument Zero

05-3 Monument Zero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100x100cm

05-3 Monument Zero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100x100cm

모뉴먼트 제로 Monument Zero

시간

지난 4월 16일,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 앞으로 흐르는 시간의 궤도상에서 나보다 뒤에 태어난 이들이 먼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원래 시간은 가변적이고 상대적이며 심지어 자의적인 것이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주로 과거의 시간을 재배치하거나 재구성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시간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반면, 4. 16이 내게 준 시간의 경험은 앞으로 도래할 미래가 미리 잘려나간 느낌이었다. 많은 미성년자들이 한꺼번에 몰살됨으로써, 미래 시간이라는 궤도에 큰 구멍이 난 것이다. 그것은 현재에 만들어진 시간의 구멍이지만, 동시에 미래에 난 구멍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현재 속의 미래가 죽어버린 사건이었던 것이다. 미래가 되지 못하는 현재는 존재 근거 ground를 잃고 휘청댄다.

싱크홀

나는 4. 16 이후 줄곧 현재라는 시간대에 난 생생한 미래의 구멍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시간의 구멍을 확인이라도 해주듯이, 이번에는 거리 한 복판에 공간의 구멍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싱크홀은 우리가 디디고 선 공간에 나타난 매우 즉물적인 구멍이었다. 사람들이 지표면에 생긴 구멍에 놀라는 사이, 나는 뉴스에 등장한 땅 밑의 거대한 지하에 더욱 놀랐다. 싱크홀은 지하의 땅이 ‘사라짐으로써’ 드러낸 형상이었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싱크홀의 출현 사이에서, 나는 ‘부재’가 조성하는 적극적인 형태가 있음을 확인했다. 부재는 단순히 없음 nothingness 과는 상이한, 감각적으로 또렷하고 적극적인 존재이다. 부재는 현존과 다른 존재방식으로 현존을 완성하는 즉물적인 촉이다.

부재의 기념비

부재는 그 자체로 강력한 존재이지만, 현존과의 대자적 관계 속에서 역설적으로 현존의 언어를 빌어서만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미술에서 ‘부재’의 존재 방식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결국 부재감을 탐지하려는 현존의 언어를 빌릴 수 밖에 없다. 부재를 드러내는 기념비를 만들고 싶었다. 부재가 존재하는 방식을 닮은 조형을 구축하고 싶었다. 나는 지난 몇 달간 종이, 유토 등의 재료로 서사, 형상, 시간, 공간 상의 부재감을 표현하는 조형물을 만들었다. 종이를 자르면 빛이 나뉘면서 공간이 분할되곤 했다. 그렇게 잘린 종이를 다시 이어 붙이면 형상이 만들어지지만 동시에 다른 빈 공간이 등장하기도 했다. 때로는 서사를 따라, 때로는 형상 icon을 따라, 때로는 시간성과 공간성이라는 좌표에 따라 부재의 조형이 만들어져 갔다. 그리고 이들을 사진으로 촬영하였다. 실체와 비실체, 현존과 부재 사이의 틈으로 작용하는 사진을 만들고 싶었다.

모뉴먼트 제로

이렇게 만들어진 <모뉴먼트 제로>는 나의 조형연구 연작의 네 번째 작품이다. 첫 시작은 2013년 염상섭의 소설을 기초로 한 서사적 종이 오브제 시리즈 <만세전>이었다. 같은 해 겨울, 나는 북한산이 빛의 섬광을 받아 순간 다른 시공간 차원대로 전치된 상태를 표현한 종이 조형 오브제 <단백광>을 발표했다. 금년 초 발표한 <안테나> 시리즈는 파편화된 사물-인간-도구들이 상호 연결신호를 송수신하기 위해 서로 의지해가며 직립해 있는 군상 오브제들이었다. 이번 <모뉴먼트 제로>는 이러한 조형연구 연장선에서 즉물적 재료로 부재를 조형화 해보고 그것을 인화해 보려는 노력이다. 나에게 이 시리즈는 공간에 종이로 그린 드로잉이면서, 구체적인 구조물이고, 동시에 비물질적인 이미지이다. 부재는 그렇게 존재한다.

2014. 9. 9  김상돈

Time

On April 16 this year, many children died. Born after me on the forward-flowing orbit of time, they vanished before me. Time is said to be changeable, relative, even arbitrary. Such comments, however, are generally made by those mindful of the possibility of expanding experienced time by reconfiguring and reconstituting the past. But the temporal experience that April 16 incident cut loose. The annihilation of so many young people had left a big hole in future time. It was both a hole in the present and a hole in the future. The sinking of the Sewol ferry was the death of the future in the present. Present that cannot become future loses its very grounds for existence and is left tottering precariously.

Sinkholes

After the sinking of the Sewol on April 16, I kept staring at the vivid future hole that had appeared in the present. As if corresponding to the temporal hole, there emerged spatial holes in the middle of the street. These sinkholes were very real holes that had appeared in the spaces we walk and stand upon. While others marveled at these holes in the surface of the earth, I was more surprised by the huge subterranean spaces they revealed via images in the news. Sinkholes appeared when the ground beneath the surface “disappeared.” The sinking of the Sewol and the appearance of these sinkholes confirmed to me the existence of positive forms created by “absence.” Absence, unlike nothingness, is a positive, clearly tangible entity. It is a very real substance that completes existence, but in a way different to existing.

Memorial to Absence

Absence is a powerful entity. Paradoxically, however, it only appears in an interdependent relationship with existence by borrowing the language of existence. Attempts in art to express the mode of absence ultimately have no choice but to borrow the language of existence as it seeks to detect a sense of absence. I wanted to make a monument to commemorate absence. I wanted to build a form that embodies and enacts absence’s mode of existence. Over the last few months, I found myself making a series of small sculptures in paper and clay that translate senses of narrative, formal, temporal and spatial absence in material dimension. When I cut paper, light was divided and space became partitioned. When I put the cut pieces together again, a form was created with a new hidden space emerging at the same time. The form of absence started to take shape, sometimes following narrative, sometimes following icons, and the coordinates of temporality and spatiality. I took photographs of these forms. I wanted to create images that functioned as the gaps between the material and the immaterial, existence and absence.

Monument Zero

“Monument Zero,” the result of these processes, is the fourth work in my formal research series. The series began in 2013 with “Mansejeon( A Chronicle of One Thousand Years),” a collection of narrative paper objects based on the novel of Yeom Sang-seop. In winter of the same year, this was followed by “Danbaekgwang(Opalescence),” paper sculptural objects that depicted Mt. Bukhansan in various displaced states in spatial and temporal dimensions by flashing light on the mountain. “Antenna,” presented early this year, consisted of fragmented objects, people and tools in an interdependent relationship of mutual signal sending. “Monument Zero,” a continuation of this formal research, is an attempt to form absence using tangible materials, and print the result. To me, this series is paper drawings on space, a concrete sculpture as immaterial image, which is continuing up to now. This is how absence exists.

September 9, 2014   Sangdon Kim

03-4 Monument Zero-토르마 Torma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100x77cm

03-4 Monument Zero-토르마 Torma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100x77cm

05-1 Monument Zero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100x100cm

05-1 Monument Zero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100x100cm

01-4 Monument Zero - 탐사선 Rescue Ship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50x50cm

01-4 Monument Zero – 탐사선 Rescue Ship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50x50cm

01-5 Monument Zero - 탐사선 Rescue Ship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50x50cm

01-5 Monument Zero – 탐사선 Rescue Ship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50x50cm

04-1 Monument Zero - 일곱개의 시간들 Seven Times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70x70cm

04-1 Monument Zero – 일곱개의 시간들 Seven Times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70x70cm

02-1 Monument Zero - 서있는 사람 Standing Man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70x70cm

02-1 Monument Zero – 서있는 사람 Standing Man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70x70cm

02-4 Monument Zero - 서있는 사람 Standing Man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70x70cm

02-4 Monument Zero – 서있는 사람 Standing Man_2014_종이 구조물 제작 후 사진 Photograph of Hard Paper Structure, Inkjet Print_70x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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