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exhibit

2015. 10.1 – 10.27 / 도로시엠윤 Dorothy M. Yoon / 남남북녀 Girls from North and Boys from South

전시소개글

일상적 시선에 대한 퇴거명령: 남남북녀, 우리는 그들을 보고 있는가?

도로시 엠 윤 작가는 동양과 서양,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주로 아시아계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자아 정체성간의 이질감, 혹은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시 되는 권력관계를 대담하면서도 꼼꼼하게 제시해왔다. 사진작업, 회화, 3D 프린팅 입체조형물로 구성된 <Girls from North and Boys from South (남남북녀)> 전시에서 작가는 북한과 대한민국으로 삶이 양분된 새터민 소녀들, 유학/이민에 의해 미국과 대한민국으로 삶이 양분된 소년들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이들이 대한민국이라는 지리적, 문화적 테두리 내에서 경계인으로 분해 사회적 시선을 어떻게 체화해 내고 있는지를 탐색한 이번 작업에서 작가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있다.

‘새터민’과 ‘조기유학생’에 대한 한국 사회의 집단기억은 매우 빈약하다. 이들은 일종의 판타지 속 인물이자 아이콘으로서, 대한민국의 ‘현재’라는 견고한 울타리 안의 ‘우리’들에게 “판타지이기에 멀리 두고 소비할 수” 있는 존재이자 대중매체 등을 통해 ‘잘 팔리고’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물론 이 소비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환가치의 내용은 동정과 동경에서부터 적대감, 시기심, 두려움이나 무관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들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저 경계 너머 판타지 콘텐츠로 소비될 때, 우리는 안심하고 이 사회의 주류로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 이 ‘시선의 거래’를 통해 유지되는 이른바 ‘올바른’ 외모, ‘익숙한’ 인종, ‘떳떳한’ 일 등이 필연적으로 배태하는 ‘타인=그들’에 대한 관심은 도로시 엠 윤 작가의 꾸준한 작업 주제이기도 하다.

본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흡사 쌍둥이 또는 도플갱어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모델 본인이 두 명의 역할을 연기한 것을 작가가 한 공간에 구현한 것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북한 교복을 입고 있거나 상처 입은 속옷차림의 인물은 ‘원래의 나’로, 예쁜 옷에 곱게 화장했거나 만화영화 영웅 티셔츠를 입고 있는 인물은 ‘되고 싶은 나’로 읽힐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독해는 사실 비경계인으로서의 ‘우리’의 믿음일 뿐인 것은 아닐까? 대한민국 주류 사회 시선의 입장에서 탈북자나 유학생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한국사회에 동화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두 선택지뿐이다. 그런데 본 전시는 이 두 개의 선택지 대신 관객들을 철저한 소외감으로 안내하는 선택을 한다. 그것은 우리의 믿음직한 ‘시선’의 배반을 알리고 있다.

관객들은 처음에는 “아, 북한 교복을 입고 있네?”라고 말하며 우리 사회에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경계 저편의 아이들’을 바라보고 안도한다. 연출된 각각의 ‘옥주’를 만났을 때 우리는 먼저 익숙함을 느낀다. 그들의 애정, 우애, 믿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관객들에게는 사회적 금기라 할 수 있는 미성년 동성간의 섹슈얼리티마저도 현실이 아닌 판타지이기에 편안하다. 나아가 사진 속 인물들의 시선 처리는 모호하다. 이러한 모호함은 작가가 피사체를 충분히 장악하지 못한 탓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을 지 모른다. 실제로 이들의 시선은 외부와 단절된 채 어디를 향해야 할 지 모르는 듯하다. 이는 단순한 미성년기의 막연한 희망과 방황을 의미하는가? ‘옥주’와 ‘매튜’는 자신과 동일한 얼굴과 몸을 한 인물을 동경하고 있다. 경계선상의 경험을 통해 그들이 선택한 동경의 대상-TV 스타, 헐리우드의 영화/만화 캐릭터-은 경계 이편/저편에서 모두 ‘판타지’ 속의 존재이다. 그리고 이들이 보이는 그 애정의 교감은 외부와는 단절된 응시만으로도 충분하다. 바로 자신의 반쪽에 대한 ‘만족’이다. 이 지점에서 관객/우리들은 사진 속 ‘옥주’가 “한국 사회로의 동화 혹은 거부”라는 정해진 절차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 깨달을 수 있다. 그 자유로움은 곧 우리의 소비적 시선을 난처하게 한다. 그들은 우리의 ‘익숙함’을 원치 않는 것이다. 판타지 속의 편안한 존재이던 옥주, 매튜가 나와 동일한 시공간을 살아가는 현실 속의 ‘불편한’ 옥주, 매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작가의 강점은 이렇듯 시선적 권력관계 구조를 전복시키는 힘을 보여주는 데 있다. 탈북자, 미국교포, 유학생에 대한 편견은 이 사회에서 마치 로코코 시대와 같이 오랜 역사 판타지처럼 그렇게 이야기의 형태로 소비된다. 이야기 속 인물은 오직 읽혀지고 ‘시선’의 대상이 될 때에만, 그 존재가 확인될 수 있다. 구세대 들에게는 안전한 경계너머의 이야기가, 적어도 이곳 트렁크갤러리의 <남남북녀> 전시장에서는 현실의 일상이 되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현실로부터의 퇴거 명령을 내린다. 이때, 우리의 시선/고정관념/편견은 이내 군사분계선 저 너머, 바다 건너 저편보다 더 멀고 돌아오기 어려운 환상세계에 박제된 채 누군가 소비해 주길, 바라봐 주길 바라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남남북녀 시리즈는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 사로잡힌 시선의 향방을 차분하게 담아내는 역설적 의미의 르포르타주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비현실적이라 안심하고 있는 우리들의 시선이 경계 너머 비현실적 시공간에 갇히게 되고, 작품 속 인물들이 우리의 시선과 관계없이 주류 사회를 소비하는 ‘현실’을 도로시 엠 윤은 담담히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 관심과 내면에 대한 관심에서 눈을 돌려 보다 사회적 주제에 힘을 쏟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브루스 반바움(Bruce Barnbaum)은 “사진은 우리가 수없이 봐왔지만 정작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어떤 것을 감상자가 보게 한다. 때론 사진을 봄으로써 우리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도로시 엠 윤 작가의 이번 <남남북녀>작업이 편안하게 다가온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TV, 인터넷 등에서 항상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탈북자, 조기유학생들을 나는 정말로 보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담담하게 읊어줄 작가의 다음 전시가 기대되는 바이다.

정필주(예술사회학)


Evict Your Accustomed Gaze: Girls from the North, Boys from the South. Are We Looking at Them?

Previously, artist Dorothy M. Yoon has crossed the boundary between the East/West, reality/fantasy, and has presented us, in an audacious but detailed way, a perspective on the gap between the social perceptions of Asian women and their self-identities, or the ‘taken for granted’ power-relation behind it.

In this exhibition, she captures Saeteomin (North Korean refugee) girls and boys who once moved to the U.S. for study as kids and have returned to South Korea. The girls and boys have seen their lives split between North Korea/South Korea and the U.S./South Korea. Exploring how they, at the Korean territorial and cultural border, have played the role of unrooted person, and have embodied the social perception of them, Yoon is exposing the fictitiousness of that perception.

Korea has only a thin collective memory of these girls and boys. They are, in a sense, characters or icons in fantasy – they are far away, beyond certain visible borders, and they can be consumed by ‘us’, who are inside the solid border now named ‘Korea.’ In fact, they are also products ‘selling well’ in Korean mass media now.

Two people in each photo, looking like twins or doppelgangers, were in fact played by one person. Audiences might read the girl in the photo in clothes which might look like a school uniform of North Korea as ‘the natural self,’ while reading the other girl in full make-up as the ‘the wannabe self’. From the gaze of Korean majority, Saeteomin appear to have only two options: assimilation or alienation. However, Yoon decided to lead audiences to feel a complete isolation, betraying our trusted ‘gaze.’

At first, audiences will be relieved, recognizing the teenagers’ affection, friendship, and trust in the photo. Even the sexuality among the same-sex teenagers, a kind of social taboo, will not stop the audiences from feeling safe, because the sexuality is resting on fantasy, not reality. Moreover, the teenagers in each photo gaze in vagueness, as if not knowing where to look, being cut off from the outside world. For example, in the photo, Okjoo is admiring someone who looks just like herself. As an unrooted person, Okjoo is admiring a K-pop star, who belongs to ‘fantasy’ – whether seen from inside or outside the border. Matthew also admires a Hollywood movie character, which has the same face and body of Matthew himself. Both Okjoo and Matthew seem fully satisfied with their ‘other half’; but the very ‘satisfaction’ indicates that they are freed from the given path of ‘assimilation or alienation’, to which our gaze is heading. Their freedom directly embarrasses our consumer-gaze – we do not want them to escape from our fantasy. They, who once were a safe object of our gaze in fantasy, now turn to live in the real world in the same space and time of us, making us ‘uncomfortable.’

Yoon’s strength, thus, lies in her ability to show the power to subvert the structure of power relation in gaze. Yoon’s works, in that sense, are paradoxically works of reportage; calmly rearranging the direction of the gaze which is caught at the border between fantasy and reality. The prejudices on the unrooted people have been consumed in a form of story like an old fantasy, for example, the stories of the Rococo period. The characters in the story exist only when they are read, becoming the objects of the ‘gaze’. However, in Trunk Gallery, the once-safe story becomes a new reality. It is now our gazes, prejudices, and biases which are deported to far beyond DMZ or Pacific Ocean into a fantasy world, being stuffed, and waiting for somebody to gaze upon or consume us.

Pil Joo Jung (sociology of art)

준&준 Jun&Jun, C-Print, 120x150cm, 2015

준&준 Jun&Jun, C-Print, 120x150cm, 2015

다니엘&다니엘Daniel&Daniel, C-Print, 100x150cm, 2015

다니엘&다니엘Daniel&Daniel, C-Print, 100x150cm, 2015

주니&주니 June&June, C-Print, 100x150cm, 2015

주니&주니 June&June, C-Print, 100x150cm, 2015

썬&썬Sun&Sun, C-Print, 150x100cm, 2015

썬&썬Sun&Sun, C-Print, 150x100cm, 2015

매튜&매튜Matthew&Matthew,  C-Print, 180x120cm, 2015

매튜&매튜Matthew&Matthew, C-Print, 180x120cm, 2015

옥주&옥주 Oakjoo&Oakjoo, C-Print, 180x120cm, 2015

옥주&옥주 Oakjoo&Oakjoo, C-Print, 180x120cm, 2015

영미&영미 Youngmi&Youngmi, C-Print, 150X100cm, 2015

영미&영미 Youngmi&Youngmi, C-Print, 150X100cm, 2015

혜경&혜경 Hyekyeong&Hyekyeong, C-Print, 150x100cm, 2015

혜경&혜경 Hyekyeong&Hyekyeong, C-Print, 150x100cm, 2015

윤희&윤희Yoonhee&Yoonhee, C-Print, 100x66.5cm, 2015

윤희&윤희Yoonhee&Yoonhee, C-Print, 100×66.5cm, 2015

봄향&봄향Bomhyang&Bomhyang, C-Print, 100x80cm, 2015

봄향&봄향Bomhyang&Bomhyang, C-Print, 100x80cm, 2015

Girls from North and Boys from South(남남북녀), 3D프린팅+크롬도금, 100x60(140x60), 2015

Girls from North and Boys from South(남남북녀), 3D프린팅+크롬도금, 100×60(140×60), 2015

Standard